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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세 월세 수리비 분쟁 해결: 집주인과 세입자 중 누가 내야 할까?

by 소비는현명하게 2026. 2. 17.

임대차 계약을 맺고 평온하게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하곤 합니다. 갑자기 보일러가 고장 나거나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는 상황이 대표적입니다. 저 역시 예전 자취 시절, 겨울철에 보일러가 멈춰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수리비를 내가 내야 하나, 아니면 집주인에게 청구해야 하나?'라는 걱정이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누구는 집주인이 해주는 게 당연하다 하고, 누구는 소모품이니 세입자가 고쳐야 한다고 해서 더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부동산 임대차 관계에서 수리비 분쟁은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며, 때로는 감정 싸움으로 번져 퇴거 시 보증금 반환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법률적으로는 임대인의 수선의무와 임차인의 관리의무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그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직접 겪고 찾아본 판례와 관행을 바탕으로, 수리비 부담의 명확한 기준과 분쟁을 줄이는 소통 노하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집주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

민법 제623조에 따르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가 있습니다. 즉, 기본적인 주거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큰 고장은 집주인이 고쳐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제가 경험했던 보일러 고장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보일러는 주택의 주요 설비에 해당하며, 노후화로 인한 고장은 임대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 상하수도 배관의 파손 및 누수
  • 천장 누수나 벽면의 심한 결로로 인한 곰팡이
  • 보일러, 전기 시설 등 주요 설비의 노후로 인한 고장
  • 창문 틀의 파손 등 기본적인 방범 및 단열 문제

2. 세입자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

반면, 임차인에게는 '선관주의 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가 있습니다. 집을 내 것처럼 소중히 관리하며 사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세입자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고장이나, 아주 사소한 소모품 교체는 세입자가 부담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예를 들어 전등이 나갔거나, 변기 커버가 파손된 경우, 혹은 본인의 실수로 창문을 깨뜨린 상황 등은 세입자가 해결해야 합니다.

간혹 "월세니까 무조건 집주인이 다 해줘야 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판례에서는 별도의 특약이 없다면 전세와 월세 모두 수선의무의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소모성 부품(수도꼭지 필터, 전구, 건전지 등)은 세입자가 직접 관리하는 것이 맞습니다.

3. 수리비 분쟁을 방지하는 '특약'과 '사진 기록'

저는 계약서를 쓸 때부터 수리비 범위를 명확히 하는 편입니다. "노후로 인한 주요 설비 고장은 임대인이, 소모품 및 사용자 부주의로 인한 고장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특약에 넣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큰 소리를 낼 일이 줄어듭니다.

또한, 입주 당일 집 상태를 꼼꼼히 사진 찍어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특히 이미 곰팡이가 피어 있거나 파손된 부위가 있다면 반드시 사진을 찍어 중개사와 집주인에게 공유해 두어야 합니다. 나중에 이사 나갈 때 내가 망가뜨린 것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사진 한 장 덕분에 퇴거 시 도배비 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4. 고장 발생 시 올바른 대처 순서

문제가 생겼다면 절대 독단적으로 먼저 수리하고 청구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집주인에게 고장 사실을 알리고 수리 동의를 받는 것이 순서입니다. "어디가 고장 났으니 수리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정중히 요청하고, 만약 집주인이 "직접 고치고 영수증을 주면 입금해주겠다"고 한다면 그 대화 내용을 문자나 녹취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영수증은 반드시 챙겨두고, 수리 전후 사진도 찍어두는 것이 매너이자 기술입니다.

결론

수리비 문제는 법적인 잣대만큼이나 서로 간의 배려가 중요합니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쾌적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고, 세입자는 남의 소중한 자산을 아껴서 쓸 책임이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오늘 정리해 드린 기준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대화한다면, 얼굴 붉히는 일 없이 원만하게 해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각자의 권리와 의무를 정확히 아는 것이 분쟁 없는 평화로운 임대차 생활의 시작입니다.